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 빛, 바다를 건너
위치 : 더현대 서울 ALT.1
기간 : 2025년 2월 15일 ~ 5월 26일
티켓 가격 : 성인 2만 원, 청소년 1.5만 원, 어린이 1.2만 원
(인터파크티켓 얼리버드로 2만 원->1.2만 원에 구매)
미국 우스터미술관 소장 작품 50점 넘게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 거라 평소에 보기 힘든 그림들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솔직히 모네전인 줄 알고 갔으나 모네 작품은 <수련> 한 작품만 있었다. 하지만 모네 원화를 직접 볼 수 있었고, 전시 구성이 꽤 알차서 인상파가 어떻게 발전하고 확장됐는지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한 구성이 좋았다. 프랑스 인상파가 어떻게 시작됐고 그게 미국으로 어떻게 전해졌는지 시대 흐름에 따라 주제별로 잘 정리돼 있었다. 여섯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그냥 그림만 쭉 보는 게 아니라 인상주의가 어떤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느낌이었다.
1. 인상주의의 시작
모네, 르누아르, 시슬레 등 프랑스 인상파 거장들의 초기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인상주의의 탄생 배경과 그들이 왜 기존의 회화 전통에서 벗어나려 했는지를 보여준다.
2. 빛을 따라가는 풍경화
인상파 하면 떠오르는 풍경, 특히 자연과 계절의 변화, 빛의 움직임을 포착한 그림들이 이어진다.
이 파트에서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었다. 모네 원화를 볼 수 있어 기뻤다.
3. 일상 속의 인상주의
도시, 카페, 정원, 가족 같은 당시의 일상을 따뜻하고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그냥 예쁘기만 한 그림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보는 느낌도 들어서 소장하고 싶은 작품들이 많았다.
4. 미국으로 건너간 인상주의
미국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 프랑스를 넘어 인상주의가 미국에 도착하면서 어떻게 변형되고 받아들여졌는지 보여주는 섹션이었다. 유럽 인상파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미국적인 색채를 담은 작품들이라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차일드 하삼 같은 미국 화가들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5. 감각을 확장한 인상주의
후기에 접어들면서 색과 형태를 더 실험적으로 다루는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이 흐름은 후에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고 했다.
6. 인상주의의 유산
마지막으로 인상주의의 핵심 개념인 빛과 색채, 순간의 포착이 어떻게 후속 미술 사조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준 섹션이었다. 예를 들어 폴 세잔의 작품은 인상주의의 색채 실험을 기반으로 입체주의와 추상 미술로의 발전에 기여했고, 폴 시냐크와 같은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점묘법을 통해 색채의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인상주의가 현대 미술의 다양한 흐름에 영향을 미쳤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탄탄하고 깔끔하게 기획되어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꽤 괜찮았다. 단순히 유명 화가들의 복제품을 전시하는 게 아니라, 실제 유화 원화를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서 만족도가 높았다. 새로운 인상파 작가와 작품들을 알게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인상파 작품은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미술에 대해 잘 몰라도 편안한 색깔과 부드러운 터치로 감상하기 편안했다. 작품 설명도 잘 되어 있었지만, 현대포인트 어플을 깔아 오디오 가이드도 3천 원에 구입해서 친구와 버즈 한쪽씩 끼고 작품 설명 들으면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마지막에 미국 우스터미술관의 영상까지 꼭 보길 권하고 싶다. 마지막 굿즈샵에 파우치, 에코백, 엽서, 핸드폰그립, 북마크 등등 많으니 색감 예쁜 인상파 굿즈도 구경하시고 지갑 사정 살피시 길요.
전시장이 마침 여의도 더 현대서울에 있어서 전시만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쇼핑도 하고 맛있는 식사와 커피까지 즐길 수 있어 좋다. 나는 전시 얼리버드 티켓이 뜨면 두 장을 사놓았다가 시간이 맞는 친구와 하루 나들이 데이트 코스로 이용하곤 하는데 이번 전시는 오감을 만족했으니 대성공이었다. 주말에는 붐빈다는데 평일이라 더현대도 전시장 관람객 밀집도도 여유 있었으니 참고해서 움직이면 좋을 것 같다.